"편견에 치우치면 일이 어려워지더라구요. 양쪽을 생각해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아요."
얼마전 여의도에서 열렸던 MBC 방송대학에서 10년차 여기자는 이렇게 말했다. 특히 사건을 보도하는 기자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전달했다.
며칠 뒤 어버이날, 부모님과 외식을 하고 서점을 들렸다. 아버지가 책을 하나 고르라고 하셨다. 신간 서적을 둘러보는데 '무엇을 선택할 것인가'가 눈에 들어왔다. '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', '나쁜 사마리안들'을 인상깊게 봤던 터라 약 15분을 고르다가 결국 다시 장하준을 선택했다. 도대체 무엇을 선택한다는 것인가?
금융 위기, 박정희, 재벌 개혁 등 민감한 주제를 세명의 학자가 대담식으로 구성한 책은 여지없이 내 편견을 깼다. 박정희는 나쁜 사람, 재벌은 한국시장에서 타도해야 할 부패한 집단이란 통념이 '꼭 그렇지만'은 않았다. 더불어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관치, 시장제재 등도 무조건 잘못된 게 아니라 살릴 점은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인상적이었다.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지불한 14900원이 값지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.
여기자가 말한 '편견의 무서움'과 무심히 고른 '무엇을 선택할 것인가'는 그래서 묘하게 닮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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